본문 바로가기

Life

나의 반려견 화이트테리어 몽실


강아지에 대한 추억


어릴적 부터 무척이나 강아지를 좋아하던 나는, 초등학교 때 부모님 몰래 강아지를 데려다 며칠간 보살피다가 들켜서 원하지 않는 이별(?)을 억지로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사건(?)이 있고나서 어린 마음에 삐쳐서 며칠간 부모님과 말도 섞지 않았었다. (그 당시 내가 거주하던 집은 안방과 내 방이 따로 분리되어 있었고, 내 방 옆에는 담벼락이 있어 몰래 강아지를 키울만한 공간은 충분했다.)


그 후, 억지로 조르기를 몇 번하고 나서 어느날 친지분께서 키우던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으니 데려다 키우라는 말을 듣고는 동생과 함께 결사적인 투쟁(?) 끝에 겨우 허락을 받아 정말 정성껏 키운 기억이 있다. 


우리 가족의 막내라고 이름도 '막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사랑을 듬뿍받으며 함께 지냈었다. 하지만, 막내가 세살쯤 됐을 때였나, 예전에는 동네 곳곳에 정말 흔하디 흔했던 쥐약을 먹고서 하늘나라로 간 아픈 기억이 있다. 그때가 내 일생에 있어 '죽음'이라는 단어와의 첫 대면이었다. 


막내가 하늘나라고 가고 나서는 집안의 이런저런 사정과 마당이 없는 아파트로의 이사, 고등학교 진학 등 여러 사정들 때문에 강아지를 키울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또, 대학 진학과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역시 시간과 공간적인 제약 때문에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2012. 12. 15 


몽실이나와 함께 지내고 있는 룸메이트 몽실이


나에게는 나름 뜻깊은 날이다. 동물보호소에서 내가 몽실이와 만난 날이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과 갑갑한 현실에 회의를 느껴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어느날 문득 그 동안은 고려조차 하지 못했던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들었다. 마침, 유기견과 관련된 다양한 TV 프로그램과 효리의 유기견과 관련된 선행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관심이 받게된 유기견에 관심이 많았기에 나 또한 자연스레 유기견을 입양하게 되었다.


위의 사진 속 강아지가 이 포스트의 주인공이 '몽실'이다. 처음 만나 쓰다듬어 줬을 때의 기억이 '몽실몽실' 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붙여줬는데, 지금은 솔직히 말해 너무 이름을 막 지은것 같아 이 녀석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가출한 꼬미가출한 꼬미


사실 이 녀석이 나의 첫 입양견은 아니었다. 이 녀석을 입양하기전, 정확히 몽실이를 입양하기 보름전에 먼저 한 녀석을 입양했었고, 이름을 '꼬미'라고 지어줬었다. 사실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울 생각은 안했었는데 내가 없을 때 꼬미가 너무 심심 & 외로워 하는 것 같아 몽실이를 입양하게 됐던 것이다.


꼬미와 몽실이는 나름 성격도 잘 맞아 장난도 곧잘 치면서 잘 어울려 지냈었는데, 어느날 가출을 감행했고 그 후로 볼 수 없게 되었다. 비록 지금은 떨어져 있지만 착한 주인을 만나 잘 살고 있길 바래본다. (집 주변에 전단지도 붙이고, 동물보호소 홈페이지도 매일같이 들락거렸지만 끝내 꼬미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화이트테리어


몽실이가 화이트테리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강아지를 입양하면서 특별히 견종을 따지거나 그런건 아니였기에, 보호소 방문 후 좋은 느낌의 강아지를 입양했고 나름 사랑으로 아껴주면서 키웠다. 단지 입양후에 강아지에 대한 정보를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혹시 몽실이가 화이트테리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한적은 있었는데 그냥 설마~ 하고 넘어갔었다. 


사실 강아지를 입양할 기대에 부풀어 있던 상태에서 이런저런 강아지들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블로그에서 첫 눈에 반했던 강아지가 화이트테리어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사진을 보게 됐고, 너무 귀여워 화이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된 것이다. 보다 자세한 성격을 알아보고자, 이곳저곳 화이트테리어를 키우는 블로그에 찾아가 성격이라던가 평소 행동을 찾아봤는데 성격마저 쏙 내 맘에 드는것이 아닌가?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나름 나에게 있어서 화이트테리어는 일종의 '로망'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링크를 따라가 보면 알겠지만 외모가 우리 몽실이랑은 조금 다른 것 처럼 느껴진다. 나중에 알고보니 저절로 저런 모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화이트테리어들은 전용 미용(스트리밍)을 따로 해야 저런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그런 연유로 인해 나는 몽실이가 설마 화이트테리어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작년말에 현재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오고 근처에 있는 동물병원에 갔는데 그곳의 원장님이 대뜸 '어, 화이트테리어 키우시고 계시네요.' 라고 말씀 하시는 것이었다. 난 깜짝 놀라 '정말로 화이트테리어 맞나요?' 라고 여쭤봤는데 화이트테리어 특징을 이것저것 설명해 주시며 이 녀석은 화이트테리어가 맞다고 하셔서 무척 기뻤던 기억이 있다. (화이트테리어 미용에 관한 것도 원장님이 말씀해주셨다.)


화이트테리어의 정확한 명칭은 웨스트 하이랜드 화이트 테리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웨스티라는 명칭으로 많이 불린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읽어보면 알겠지만, 몽실이 역시 낙천적이고 영리한 녀석이다. 또, 일반적인 웨스티의 경우 짖음도 많고 나름 호전적인 성향을 많이 보이는데 우리 몽실이는 짖음도 거의 없고, 전혀 호전적이지도 않다. 그저 이런 녀석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몽실이는 전형적인 주인바라기 강아지이다.ㅎㅎ 보통은 내가 가는 곳만 졸졸 쫓아다니는데, 산을 타거나 혹은 한강 고수부지와 같이 넓은 곳에 나가면 특유의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해 사방팔방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탐색하고 다닌다. 그래도 이름을 부르거나 휘파람 소리를 들으면 얼른 내게 뛰어오니 별다른 불만은 없다. 그저 오랫동안 나와 즐겁게 지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 



마지막으로 몇 장의 몽실이 사진 투척! 



내가 오랜시간 책을 읽고 있자 심심해서 뚱해있는 몽실이




올림픽 공원에서 토끼를 발견하곤, 목줄을 뿌리치고 열심히 쫓다가 지쳐있는 몽실이




고슴도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몽실이




작년 여름을 맞이하여 털을 짧게 자른 몽실이(맨 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