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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기타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 애플워치

역시 팀 쿡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였다. 


애플은 9월 9일 10시(현지시각)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새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공개했다. 아이폰은 화면 크기가 다른 2종의 모델을 선보였는데, 이미 기사로 추측 보도로 나온 내용과 다르지 않았다. 4.7인치는 아이폰6, 5.5인치는 아이폰6 플러스로 명명됐고, 아이폰과 애플페이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팀 쿡이 'One more thing' 이 있다고 말하고 애플워치 얘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조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을 빼면 사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발표된 웨어러블 기기들과의 차이점은 그다지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지금 발표한 내용을 갖고 이야기를 하기보다 제품이 나와봐야 보다 명확한 것을 알 수 있겠지만 일단 발표 내용은 실망 그 자체다. 


다만, 한 가지 눈여겨 봐야할 것은 '디지털 크라운'이다. 디지털 크라운은 다기능 입력장치인데, 이걸 이용해 확대하거나 스크롤하거나 선택할 수도 있다. 아이팟에서 클릭휠, 맥에선 마우스가 특징이었듯이 디지털 크라운은 애플워치를 상징하는 기능이다. 애플워치용 OS를 완전히 새로 개발했다. 팔 거리에서 읽기 쉬운 폰트를 채택했고, 압력에 민감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택, 손가락 터치로 잘 작동하게 했다. 다시 말해 디지털 크라운이 애플워치 발표의 핵심이다. 


하지만, 나는 정말 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했다. 내가 뭘 기대한건지 말로는 잘 설명하지 못하겠지만, 예전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처음 발표 됐을 때처럼 기존에 볼 수 없는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했는데 그저 아쉬운 마음 뿐이다. 






미국 현지 입장에서 볼 때, 아이폰6과 애플워치 보다 아마도 이번에 발표된 애플페이가 더 큰 변화로 다가올 수 있다. 애플페이는 새로운 아이폰에서 그동안 지원하지 않았던 NFC 기능이 들어감과 동시에 모바일 결제가 가능케 하는 서비스 명이다. 이미 나름(?) 활발하게 NFC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별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ex. 핸드폰의 교통카드 기능 - T머니)


애플페이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비자, 마스터카드 등 신용카드 회사들과 손잡고 다음 달 미국에서 이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수치적으로만 따졌을 때 미국 신용카드 시장의 약 83%를 대체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정말 센세이션이 부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또, 애플 페이를 이용하면 유사 콜택시 서비스 '우버', 음식점 예약 시스템 '오픈테이블', 소셜 커머스 서비스 '그루폰' 등을 쓸 수 있다고 한다. 


또, 하나 웃음을 자아냈던 부분은 낡은 지갑 그림을 화면에 보여 주면서 "우리 비전은 이것을 대체하는 것"이라며 "일단 결제에 집중함으로써 (지갑을 대체하는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애플이 이날 웹사이트에 "지갑, 네가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올렸다고 하는데, 이는 구글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구글 월렛'을 겨냥한 것인듯 싶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늦은 새벽까지 기다리고 생중계를 시청한 보람은 없었다. 엄밀히 따져봤을 때 애플 특유의(이제는 정말 과거 이야기인듯) 혁신은 사라져 버렸다. 다시금 팀 쿡이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끼며, 아마도 더 이상 애플의 신제품에 많은 기대를 거는 일은 없을 듯 싶다. 



덧1.

참고로 새로 나온 아이폰6의 가격은 아래와 같으며, 아이폰6 플러스의 가격은 각각의 가격에서 100달러를 더하면 된다. 

더불어 여전히 이전과 똑같은 가격 정책을 보이는 애플에 그저 감탄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덧2.

많은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를 잊지 못하고 있지만, 단순히 경영자로서의 역할만으로 따져 봤을 때는 팀 쿡 역시 스티브 잡스 못지 않다고 말 할 수 있다. 주가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매출액 또한 감소할 줄 모르는게 바로 지금의 애플이다. 팀 쿡이 이렇게 애플을 잘 이끌어 가는 이유에 대해 간략히 분석한 기사 하나가 떴다. 사실 크게 별다른 내용은 없지만, 그래도 애플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한번 읽어 볼만은 하다. 팀 쿡, 왜 잡스 철학 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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